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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치오 카텔란 ≪WE≫ 후기 :: 리움미술관 무료전시/리움미술관예매/서울전시회/이색전시회추천

▶Daily/:: Exhibition

by CCC2HHH6OOO 2023. 5. 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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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 설치미술 관련 교양 수업 과제를 진행하면서

알게 됐던 마우리치오 카텔란.

미술의 정석대로를 거치지 않고 등단한,

본인을 예술계의 침략자라 소개하는 그는

모두들 언급하기 꺼려 하고 불편해하는 부분을

과감하게 꼬집어 풍자하는 방식의 전시를 해왔다.

카텔란의 ≪WE≫는 ALL 이후

첫 대규모 개인전이라는 의의가 있는 데다

무료 전시라 완전 핫한 전시회다.

그래서 티켓팅을 해야 관람 가능 ㅜㅜ..

3월부터 도전해서 드디어 성공했다!!

6시 정각에 접속해서 절대 새로고침 하면 안 되고

20분 대기시간이 걸려도 무조건 기다려야 성공..

 
 

리움미술관 입구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리움.

날씨도 좋고 주말인데도

비교적 방문객이 적었다.

M2 전시관 입구

입구에서부터 노숙인 차림의

카텔란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진짜 사람으로 착각할 만큼 리얼했다.

왜 노숙인을 방치하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의도하려고 배치했다는 <동훈과 준호>

보통 미술관에서 보기 힘든 파격적인 작품을 전시해

격있는 미술관의 품위를 비꼰 느낌이었음.

 
 
 
 
 

로비부터 전시장 내부 곳곳에

박제된 비둘기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비둘기들이 북적이는 걸 보면서

여기가 품격 있고 고상한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맞는지 싶었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할 때

정말 많은 비둘기들이 전선 위에서 사람을 내려다보고

떼거지로 길목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불쾌함을 종종 느꼈는데

잊고 있던 이 불쾌함을 끄집어내려는 의도라면 성공한 듯;

 
 

<우리>

고양이를 죽음을 연상시키는 뜻밖의 공간에 등장시켜

왜 여기 있는지 의문과 상상력을 자극했다.

죽음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끌어내서

침대에 내가 누워있다면?이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전시를 구경하는 내가 육체를 떠난 영혼의 상태로

내 육체를 기웃거린다는 섬뜩한 상상을 했다. ㅋㅋ..

 
 

<노베첸토>

노베첸토는 이탈리아어로 1900이라는 뜻으로

세기말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세기말은 예술운동이 활발해

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는데,

매달린 박제된 말은

세기말 예술적 영광을 누렸던 이탈리아를 잊지말아야함을 강조하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관람 중, 갑자기 천장에서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와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을 옮겨보니

어린 카텔란 같은 소년이 북을 치고

그 옆에는 비둘기가 줄지어 앉아있었다.

그리고 소년의 시선 높이에 맞춰 박제말이 매달려있는데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구도와 배치만 놓고 보면 기괴한 느낌이 든다.

 
 

식품만 보관하는 냉장고에

카텔란 자신의 어머니를 전시한 작품.

어머니를 증오했기에 이런 기괴한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 건가? 싶었는데

증오하지만 사랑했던 존재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머니를 기리는 작품이었다.

어머니를 위한 또 다른 작품 <Mother>

땅속에서 솟아오른 기도하는 이 손은

카텔란이 어머니를 추모하는 다른 방식이다.

 
 

미술관 바닥을 뚫고 나온 카텔란.

정규 미술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등단한 자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작품.

과정에서 많은 고비가 있었을 텐데

지침, 우울함 따윈 찾아볼 수 없는,

호기심 가득한 악동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역경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를 엿볼 수 있는 듯.

 
 

<그>

뒷모습만 보고 작은 체구라 어린 소년처럼 보이지만

정면을 보면 독재자 히틀러가 참회 중이었다.

히틀러는 자신의 죄를 뉘우친 적이 없다는데

카텔란이 작품을 통해 강제로 참회하게 만들어버렸다.

여기서 신께 참회하고 본인은 용서받았다고 주장하는

흉악범죄자들이 떠올랐는데,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고

진심으로 뉘우칠만한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카텔란이 참회하도록 만든 히틀러는

희생자들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보편적인 예술인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카텔란을 표현한 무제.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지 못해 끼인 채로 걸려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밤>

멀리서 보고 검은 배경에 총알이 박힌 건가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미국 국기에 실탄이 박혀있었다.

카텔란이 미국에 대한 비판을 하는 작품인가 했는데

<밤>과 마주하고 있는 <프랭크와 제이미>와 함께 봐야 완성되는 작품이다.

 
 

프랭크와 제이미

<밤>을 마주하고 있는

머리를 바닥에 두고 거꾸로 서있는 경찰 2명은

미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총기 난사 사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공권력을 상징한다.

총기 사용에 대한 비판을 간단하지만 임팩하게

풍자로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전시 기법은 정말 신선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듯.

잉글랜드가 잔뜩 적힌 기념비.

이게 뭔가 한참 보다 찾아보니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가 패배한 모든 경기를 나열한 것..

축구 경기 패배를 다뤄

스포츠 경기를 둘러싼 과열된 반응을 돌아보도록 하는

의도로 제작했다고 함.

 
 

<완벽한 하루>

카텔란이 밀라노의 한 갤러리스트를 테이프로 감아

벽에 붙여둔 뒤 방치해서 탄생한 작품...

갤러리스트의 딱딱한 이미지를 깨기 위한 퍼포먼스였다고는 하는데,

이후 해당 갤러리스트는 기절해서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건 의도가 어떤 작품이든 간에 너무한 거 아닌가ㅋㅋㅋ 쿠ㅜ


 
 

3층 중앙에 전시된

시신을 연상시키는 대리석 조각들.

하필 바닥도 빨간 카펫으로 깔려있어

멀리서 보고 사람을 덮은 흰색 천인 줄 알았는데

대리석이라니..

코로나, 국내외 비극적인 여러 참사를

연이어 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시신, 장례에 익숙해져

당연히 시신으로 생각했다.

무제.

말머리가 벽에 끼어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높은 곳으로 도약한 순간을 담아둔 거 같기도 했다.

역으로, 머리만 있는 작품이라면 이렇게 오래 생각할 시간을 가졌을까?

 
 

<비디비도비디부>

인간이 할 법한 행동을 박제 다람쥐가 하고 있는 작품.

바닥에 권총이 떨어져 있고

머리를 책상에 기대고 있는 걸 보고

자살한 건가 싶었는데

방금 전 먹고 접시를 쌓아둔 거 같은 싱크대에,

자살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깔끔한 외관을 보고

자살이 아닌가?! 싶었다.

카텔란이 던져준 이미지에

스스로 상상해 봐야 했던 작품.

 
 

<코메디언>

바나나 1개를 테이프로 붙여둔 작품인데

1억 이상의 가격을 매겨 논란이 있었고

놀랍게도,, 이 작품은 팔렸다.

이후에 바나나를 먹는 퍼포머가 등장해 화제가 됐었다.

미술시장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비판, 조롱하는 의도가 있지만

이를 통해 미술계가 반성하는 분위기가 이어젔던

뜻깊은 작품이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이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찰리는 서핑을 안 하잖냐>

뒷모습만 보면 연필을 손에 쥐고 있는 소년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소년의 손에 연필이 박혀있다.

이 작품은 카텔란이 환경에 대한 억압에 참다못해

동급생의 손을 볼펜으로 찌른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치 십자가에 박힌 예수처럼

연필이 손에 박혀 자리에 묶여있는 어린 카텔란을 보면서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듯했다.

<아홉 번째 시간>은 대기줄이 너무 길어 다음에 티켓팅을 한 번 더해 방문해 관람하기로..

다음 일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소요해서

아쉽지만 관람을 마무리해야 했다.

종종 예술 작품 전시회를 관람하는데

관람하기 전에는 작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며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었고

관람하면서는 일상에서 접하지 못했던 작품만의 특성을 통해 내 취향을 찾아갈 수 있었다. 가끔은 참고해서 활용하기도 했음.

작품 해설을 주입해야 하는 전시 관람을 주로 했기 때문에

스스로 사고하는 머리 아픈(?) 일은 없었다. ㅋㅋ.

반면 카텔란의 전시는

직면하기 불편한 주제를 다뤄 어두운 면이 다소 있었지만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이미지를 던져주고 내가 스스로 상상하며

스토리를 생각해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예술 세계관을 넓힐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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